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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디자이너의 중요성

원 포인트 레슨 2011. 7. 19. 14:48

수 년 전에 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전무님과 나 그리고 PCB 디자이너들이 저녁 회식을 하는데, 그 자리에 전무님과 지인 관계에 있는 어떤 분이 함께 자리를 하게 되었다. 그 때, 그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임피던스는 PCB 제조업체에서 다 맞춰주는 거 아니냐? ……”

그 분의 요지는 회로는 회로 엔지니어가 다 만들어 주고, 임피던스는 제조회사에서 다 맞추어주니까 PCB 디자이너는 뭐 별로 하는 게 없지 안느냐 하는 것 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2가지 때문인데, 첫째는 실제로 그 분 말이 어느정도는 맞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PCB 디자이너들이 (연결만 하면 되는?) 단순 디자인 작업을 많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 분이 PCB 디자인 작업을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이러 저러 해서 그렇지 않고 중요하다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좀 우스운 것 같아서이다.

 

임피던스 컨트롤은 누가 하나? 제조업체에서 하나? 그렇지 않다. 임피던스 컨트롤은 보드 디자이너 - PCB 디자이너와는 개념이 다르다. 보드 디자이너가 PCB 디자인을 겸할 수도 있고, 회로 디자인을 겸할 수도 있다 - 가 하는 것이다. 보드 디자이너가 50 ohm으로 할지 40 ohm으로 할지 혹은 60 ohm으로 할지를 결정한다. 제조업체는 주문한 요구사항에 맞추어 제작을 할 뿐이다. 임피던스를 결정한다는 것은 단지 그 값을 정하는 것 만이 아니다. 회로 관점에서는, 어느 부분에서 어떤 터미네이션을 어떻게 할지, 임피던스 오차는 얼마로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며, PCB 디자인 관점에서는, 어떤 적층 구조로 가져갈지, 트래이스의 패턴 폭은 얼마로 할 지, 보드 재료는 무엇으로 할 지 등을 결정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제작업체에 주는 것이며, 제작 후, 실제 값이 처음 설정한 값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서 피드백하고, 만들어질 보드의 성능이 회로의 성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살피는 것이다. 심할 경우 via의 크기(직경, 높이, 패드, 클리어런스)도 임피던스에 영향을 주므로 이런 것까지 고려를 해야 한다. 결코 가벼운 작업이 아니다.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이며, 초고속, 고성능 보드에서 성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키 포인트 중에 하나이다. 초고속(GHz)에서는 transition time이 매우 짧으므로, 아주 작은 impedance mismatch 구간도 critical하게 작용할 수 있다. Impedance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고, 보드 디자인은 임피던스로 시작해서 임피던스로 끝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임피던스라고 하는 한 마디의 말로 표현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이 녹아 있다.

 

PCB 디자인은 회로의 물리적 구현이다.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서 성능이 많이 달라진다(다만 성능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마진이 큰 보드들이 많이 있다. 그래도 EMI 특성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속(GHz) PCB에서는 그 효과가 확연히 들어난다. 어떻게 PCB를 디자인 하였느냐에 따라서 개발 비용이 수 배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PCB 디자인을 단순 작업이라 부를 수 있는가? 현명한 투자자라면 인건비 두 배를 더 주더라도 똑똑하고 유능한 PCB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이 몇 배의 비용 절감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PCB 디자이너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비용을 대폭 절감 시켜 줄 수도 있고 반대로 회사에 (자신의 인건비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 비용을 지불 시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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