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Test Board

원 포인트 레슨 2011. 11. 29. 11:36
 10 여년 전에, H반도체 회사에서 설계팀에 근무를 할 때, 소자팀의 요청으로 ESD 패드를 10종 그렸던 기억이 난다. 이유는 여러개의 ESD 회로를 만들어서 평가 한 다음 가장 특성이 좋은 패드를 앞으로 사용할 반도체 칩의 IO 패드로 사용하기 위함 이었다. 디자인 된 ESD 패드는 트랜지스터 특성(공정 특성) 파악을 위한 다른 회로들과 함께 한 웨이퍼에서 만들어 졌다. 웨이퍼를 만든 주 목적은 아마도 트랜지스터 특성 파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SD는 남는 공간을 활용하여 부수적으로 진행된 평가였다. 이런 것을 우리는 '일석이조'라고 부른다.

 PCB 디자인으로 이야기를 돌려서 생각해 보자.
 GHz 대역의 고속 디자인에서는 via의 형상은 신호에 큰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C 값을 줄이기 위해서 anti-pad를 크게하거나 via의 높이를 줄이는 back-drilling 등의 기법을 사용 한다. back-drilling을 한 디자인이 하지 않은 것 보다 좋겠지만 실제로 좋은지 혹은 얼마나 좋은지 평가를 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 실제로 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혼재 보드에서 아날로그 영역을 해자(moat) 혹은 섬(island) 처리를 해서 보드를 만든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보드와 비교를 해본적이 있는가? 비교 평가 자체는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들은 그런 시도를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디자인 단계가 양산단계가 아닌 개발 단계라면, 다른 경우에 대한 보드를 공짜로 제작해서 평가 할 수 있다.
 PCB 제작은 크게 디자인, 제작, 조립 이라고 하는 3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에서 디자인된 보드는 거버라고 흔히 불리는 형태의 데이터 파일로 만들어 진다. 이 파일을 제조 회사에 보내면 패널라이징 이라 불리는 작업을 한 후에 보드를 제작하게 된다. 패널라이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PCB는 패널이라 불리는 큰 판에 만들어지게 된다. 패널의 크기는 30cm x 45cm 부터 한 변이 1m가 넘는 큰 패널까지 다양하다. 거버를 패널에 적당히 배치하여 한 패널에서 여러 장의 보드가 만들어지게 하는 것을 패널라이징이라 한다. 패널라이징 시에 보드와 보드의 간격, 가장 자리와의 간격, 배치 및 툴링을 위한 패널 홀 등이 추가 된다. 패널라이징 된 거버는 디자이너가 보낸 거버와 동일한 거버이다. 다만 크기가 패널 크기에 맞추어져 있으며 위에 언급한 몇 가지가 추가된다. 패널라이징을 하는 이유는 여러장의 보드를 한 판으로 만들어 원가를 줄이기 위함이다. 

 한 패널 내에서 동일한 보드가 여러장 나오든 각각을 다른 보드로 만들든 제조 원가는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다르게 시도해 보고 싶었던 보드를 한 패널에서 여러장 만들 수 있으므로 추가 비용없이 보드를 만들어 평가를 할 수 있다.  사내에 디자인팀이 있다면, 혹은 자신이 디자이너라면 제조 회사에 패널라이징과 관련된 데이터를 달라고 하여, 사내에서 직접 패널라이징 된 거버를 만들어 제조업체에 주면 된다. PCB 디자인을 외주 처리하는 회사의 경우 디자인 회사와 제조 회사간에 co-work이 필요하다.
 
 자, 이제 덤으로 얻게 된 보드로 각 보드들이 어떻게 다른지 평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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